코카콜라는 환타, 스프라이트, 파워레이드 등 5백여개의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최대의 음료회사다. 지구촌 거의 모든 국가에 진출했고, 하루에만 19억개가 넘는 제품이 팔린다. 미국 문화의 상징이자 탄산음료의 대명사가 된 글로벌 기업이지만 코카콜라의 이미지는 첨단의 기술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하지만 이런 고정 관념은 이제 바뀌어야 할 것 같다.

건물이나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 음료 자판기이다. 돈을 넣고 원하는 제품을 빼내는 편리한 기계이다. 그런데 인공지능을 품은 차원이 다른 ‘스마트 자판기’가 나왔다. 뉴질랜드에서 처음 개발된 코카콜라의 이 자판기는 앞으로 미국과 전세계 시장에 도입될 예정이다. 클라우드(cloud)에 연결되어 원격 제어와 관리가 가능하다. 자판기 내부를 직접 들여다보지 않아도 재고를 알 수 있고, 상품 가격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에서 가격 마케팅 차원의 할인 행사를 벌일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훨씬 편해졌다. 굳이 지폐나 동전을 준비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자판기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미리 주문하면 자신이 원하는 곳에 있는 자판기에서 상품을 빼낼 수 있다. 구매와 소비에서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없앴다. 이를 활용하면 외국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음료 선물을 하는 게 가능하다.

자판기에는 페이스북을 활용한 인공지능 비서 챗봇이 탑재되어 있다. 고객과 개별적인 메시지 대화가 가능하다. 이것은 고객의 취향을 고려한 제품을 제공할 수 있게 만든다. 탄산음료에 들어가는 다양한 맛이나 향을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게 함으로써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자신만의 음료를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코카콜라의 2017년 신제품인 체리 스프라이트는 소비자들을 상대로 한 이런 실험 결과를 통해 만들어졌다.

인공지능에 힘을 불어넣는 것은 빅데이터다. 코카콜라는 소비자 반응을 점검하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데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의 자사 브랜드 제품에 대한 언급이나 관련 사진을 면밀히 추적하고 데이터로 축적한다. 그리고 이것을 분석해 신제품을 개발하는 자료로 쓰거나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홍보에 활용한다.

코카콜라는 공장을 운영하는 데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을 활용한다. 전문 기술진은 세계곳곳에 있는 병입 공장을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증강현실을 활용한 헤드셋을 쓰고 현장에 있는 것처럼 기계 상태의 진단과 점검, 수리를 진행한다. 바다 위의 유람선이나 찾아가기 힘든 오지에 있는 자판기를 점검하는데도 이 기술이 활용된다.

코카콜라는 세계 시장에서 펩시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음료산업은 전통적인 아날로그 사업이지만 옛 방식만 고집해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기술의 변화를 선도적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소비자들과 눈높이를 맞추어야 한다. 코카콜라의 변신은 IT 기술이 구글이나 아마존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준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무장한 코카콜라는 혁신기업이다. 인공지능 시대는 개인이나 기업 모두에게 변화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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