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 호놀루루 경찰이 로봇견 ‘스팟(Spot)’을 사들여 노숙자들이 모여있는 텐트촌에 투입했다. 현대자동차가 인수한 로봇 전문업체 보스톤 다이나믹스의 네 발로 걷는 4족 보행 로봇이다. 연방정부의 코로나19 구제기금 15만 달러를 지원받아 구입한 이 로봇은 코로나 방역이 주목적이다.
로봇견은 호놀룰루 공항 인근 정부가 운영하는 노숙자 텐트촌의 코로나19 검사 및 격리 시설에서 주로 활동한다. 노숙인들이 보호소에서 식사를 할 때 눈을 스캔해 체온을 측정한다.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들을 원격으로 인터뷰하는 데도 활용된다. 이들을 돌보는 경찰과 보호소 직원들의 안전 도움이 역할도 맡는다.
AP뉴스 캡처
방역의 당위성에도 불구하는 경찰의 로봇 활용에 대한 시각은 긍정적이지 않다. 임의로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스캔하는 것은 아니라는 경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생활과 인권 침해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집이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해도 되는 것이냐는 항변이 나오고, 안전장치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로봇견 스팟은 네발을 활용해 계단을 오르내리고 각종 장애물을 피할 수 있다. 평지는 물로 험한 지형에서도 기동성이 좋다. 시속 5km의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다양한 센서가 달려있고, 주변 환경을 360도 촬영하는 카메라가 탑재되어 있다. 로봇 경찰로서 기본적인 자격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로봇견은 지난해 뉴욕 경찰에 의해 도입되었다가 1년만에 퇴출되었다.
뉴욕 경찰은 AI 기술을 사용해 복잡한 주변 환경을 탐색하고 어두운 곳에서도 현장의 안전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을 들어 순찰과 사건 현장 조사에 투입했다. 하지만 곧바로 사생활 침해 논란이 제기되었다. 더구나 시의회에 알리지도 않은 채 들여온 것이 알려지면서 역풍이 불자 제조사에 돌려보냈다.
미국 경찰은 오래 전부터 폭탄 테러나 인질 사건에 종종 로봇을 투입했다. 그런데 이게 2016년에 크게 논란이 되었다. 텍사스주 댈러스 경찰이 5명의 경찰관을 저격해 살해한 용의자를 폭탄 로봇으로 공격해 사망하게 했다. 용의자를 죽인 킬러 로봇에 대한 논란과 군사용으로 사용되던 로봇의 경찰 활용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경찰의 로봇 도입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보스톤 다이나믹스의 ‘스팟’은 2019년부터 양산되기 시작해 지금까지 500여개가 생산되었다. 그런데 4족 보행 로봇은 ‘스팟’만 있는 게 아니다. 미국의 고스트 로보틱스(Ghost Robotics)도 2016년에 비슷한 로봇을 개발했다. 이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군사용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스톤 다이나믹스도 원래는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지원을 받아 주로 군사용 로봇을 연구하던 기업이었다.
고스트 로보틱스 홈페이지 캡처
경찰의 로봇 활용이 순찰이나 조사, 방역 업무에 국한된다고 강조하는데도 사생활과 인권 침해 시비가 끊이지 않는 것은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로 무장한 로봇의 무한 잠재력이 가진 위험성과 공격성 우려 때문이다. 논란을 잠재우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상황이다. 시민의 안녕과 질서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로봇의 활용, 무차별적인 정보 수집과 악용 가능성으로 시민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는 도구로 변모할 수 있다는 걱정 사이에서 경찰의 로봇 활용 논란은 앞으로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개는 기억을 저장하지도 보고도 하지 않는데, 스팟은 움직이는 CCTV 느낌을 지울 수가 없으니까요.
진짜 개가 있다 해도 기분 상할텐데…
사람(경찰)을 신체적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다량의 일반인 정보를 탈취 당하는 느낌을 지우긴 힘들 것 같습니다.
그리고 눈에 딱 띄잖아요.
최첨단 장비와 내 정보를 빼 가는 곳은 널리고 널렸지만 체감이 적으니 경각심이 적은데, 스팟은 한 눈에 확 띄니까요.
안 그래도 갖고 있던 불안감들을 발산할 좋은 구실거리가 되어 보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래도 통제 가능한 개(스팟)로 일을 수월하게 하는 것이 낫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어차피 저를 보는 눈은 하루에도 수백 수천인데요. 하나 추가됐다고 뭐가 달라질런지요… 포기랄까요^^;
흐르는 물은 거스를 수가 없지요/ 물길을 바꿀 수는 있겠네요~
불어오는 바람은 어떨까요?
전 자동차때문에 시위를 하던 마부들을 상상하곤 합니다.
단골 자동차 정비소 사장님도 걱정되구요..
ㅎ 다정도 병인양 하여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