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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의 수가 전 세계적으로 4억 명이 넘었다는 기사가 있었고 그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이미 개학이 3주 연기되어 힘들어 하고 있는 한국의 학부모들이 위로를 받는 것이 아닐 뿐 더러 추가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은 우울함을 더합니다.

부모들 입장에서는 늘어난 가사 노동과 양육 부담, 그리고 변해버린 일상도 힘들지만, 이 기간이 아이들의 학습에 미칠 영향에 신경이 더 쓰입니다. 한 달 혹은 그 이상 학교에 가지 않는 것이 학습에 어떤 의미가 될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매일 과제를 주어야 할 지, 학교에서 온라인을 활용하라고 하는데 컴퓨터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닌지 등 아무도 답을 주지 않은 질문들이 머리를 어지럽게 합니다.

오늘 중에 교육부에서 개학 연기 여부에 대한 발표가 있을 예정입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추가 연기를 전망하는 쪽이 우세합니다. 그렇게 결정이 되면 한 달 이상을 아이들이 가정에서 보내게 됩니다. 설사 연기가 되지 않더라고 개학까지 일주일은 그냥 보내기에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정답은 아니겠지만, 저의 이력과 소요에서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아이들과의 만남에서 얻은 배움으로 “확장된 방학”을 알차게 보낼 몇 가지 팁을 공유합니다.

간단한 일정을 만들고 지키게 하세요

한국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섬머 슬라이드(summer slide)”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름 방학이 긴 국가에서 방학 동안에 아이들의 학습 능력이 상실 혹은 퇴조하는 것을 의미하며 “여름 학습 손실(summer learning loss)”이라고도 합니다.

한 전문가는 섬머 슬라이드의 한 요인으로 일정, 루틴, 그리고 수면의 부족을 들었습니다. 학습의 부족도 문제지만 학교 다닐 때의 일상과 달라지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고 문제라는 것입니다. 개학 초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보면 이 관점은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그것은 학교생활과 같지는 않더라도 최소한의 정해진 일상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하루에 해야 할 일을 정하고 지키게 하여야 합니다. 해야 할 일과 일정은 가능하면 간단하고 지킬 수 있도록 짜는 것이 중요합니다. 욕심을 부려서 학교 수준의 타이트한 계획을 세우고는 하루도 지키지 못하고 포기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하루에 반나절 정도를 반드시 해야 할 일로 채우고, 나머지 시간은 아이들의 자유롭게 우선순위에 따라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제주의 수지와 수연 자매의 하루 관리는 배울 것이 많습니다. DVD보기(영어 듣기?), 스크래치, 수학, 운동, 영어책 보기, 책 일기, 돈 벌기 등 항목을 우선순위를 정해서 실천하고 자신의 노트에 실행 결과를 기록합니다. 할 일의 중요도를 매기고 초등학생답지 않은 꼼꼼한 기록을 하는 습관은 어른도 배워야 할 훌륭한 점입니다.

학습의 경험을 확장해주세요

학교에서는 수업을 대체할 마땅한 대안을 주지 못하고, 학원도 휴강을 한 상황에서 아이들의 학습에 관해서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이 그다지 없어 보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모두 같은 상황에 있으니 이 특별한 상황을 아이가 평소에 할 수 없었던 새로운 학습 경험을 하게 해주는 기회로 삼는 것이 어떨까요?

개학 연기가 결정되기 전부터 소요는 그럴 가능성과 함께 파이썬이나 디지털 교육을 해볼 것을 권유했습니다.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적절한 도전 과제를 주는 것은 생활의 밀도를 높여줍니다. 또, 아이들이 스스로 계획한 것을 완성한 것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이 지속적인 자기 주도적 학습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습니다.

소요의 아이들 중에는 스크래치나 파이썬 등 프로그래밍 책을 한권 끝을 내거나, 인공지능 관련 책 혹은 기사 읽기 등을 목표로 세우고 즐겁게 도전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서울의 도환군은 ‘모두의 파이썬’과 영어 타자연습, 그리고 궁금한 것을 검색을 통해 해결하는 것을 매일 하고, 그것을 구글 문서로 일자별로 기록하고 공유합니다.

또 다른 새로운 경험의 사례는 제주 수지와 수연의 용돈 벌이입니다. 엄마와 합의하에 “홈 알바” 프로그램을 진행 중입니다. 집안의 일을 돕는데 종류에 따라 정해진 용돈을 받게 됩니다. 설거지 대(大)는 2천원, 소(小)는 1천5백 원 등 집안 일 6가지 종류에 대해서 10여개 이상의 일자리가 아이들을 위해 마련되어 있습니다. 아이와 엄마가 홈 알바를 만들면서 가사 일에 대해 함께 생각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집안일을 도우는 경험을 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습니다.

놀이 부족 문제에 대한 대안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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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아이들의 놀이 공간과 기회가 부족해진다는 것입니다. 학교와 학원은 아이들에게 단순히 학습의 공간으로만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친구들을 만나고 놀이를 하는 기회로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은 겪을 놀이 부족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상적인 것은 자전거 타기나 공원 산책 등 공유기기가 많지 않거나 사람과의 접촉이 적은 야외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다행스럽게 계절이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라 그럴 수 있는 환경적 조건은 좋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들 입장에서 더 편안하고 좋은 대안이 집에 있다는 것입니다. 자칫하면 아이들이 스마트폰이나 다른 디지털 기기에 빠져드는 시간이 더 길어집니다. 더구나 학교에서 온라인으로 학습을 하라고 하니 핑계거리도 충분합니다. 부모가 무조건 금지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스크린 와이즈(Screenwise)의 저자인 데보라 헤이트너(Devorah Heitner)는 “아이들과 협력하여 우리 생에 있어서 가장 이례적인 기간 동안 최고의 (디지털)기술 활용을 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하라”고 권유합니다. 유튜브에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무크에서 온라인 학습 경험을 하고, 오프라인 만남 대신에 화상회의로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라는 것입니다.

정신 건강은 아이나 부모 모두에게 중요합니다.

시애틀 소아과 의사인 엘리자베스 미드 (Elizabeth Meade)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바이러스에 대한 과도한 정보의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TV나 유튜버 등을 통해서 전해 듣는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정보는 어린 아이들의 과도한 불안에 빠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많은 아이들은 부모가 대화를 통해서 코로나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것을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학습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될 것입니다.

특히 주의할 것은 부모의 스트레스가 아이들에게 전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불안하거나 짜증나는 느낌이 들 때는 아이들과 대화를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부간에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겠지요? 지금은 모두가 정신 건강을 살펴야 할 때입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두가 힘들어 하는 이 시기를 아이들과 더 가까이 할 수 있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미래를 배울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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