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책방에 왔던 이가 나가면서 한 손을 내밀었다.
비대면 시대, 조금 망설이다 그의 한 손을 꼭 잡았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얼른 고개를 돌려 하늘을 봤다.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가 아닌, SNS를 통해서 아는 사이.
SNS에서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했었다.
성장과정과 뇌출혈로 쓰러져 몸이 불편한 이야기들.
그의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한 번은 북토크 때 여러 사람 속에서,
어제는 나의 이러저러한 분주한 일 속에서.
그는 친구와 함께였고.
그의 손을 맞잡는 순간
이러저러한 말들이 그 안에서 그대로 녹는 듯했다.
그는 펴지지 않는 한쪽 손을 옆구리에 끼고
한쪽 다리를 조금씩 끌며 걸어갔다.
바람이 불자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잎을 다 떨구어도 나무는 여전히 아름답게 서 있다.
[출처] 단상|작성자 생각을담는집
[생각을 담는 집] 단상
2 댓글
댓글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 해야 합니다.
분명 어린 시절 감성은 이렇지 않았는데, 글을 보며 저의 정서적 메마름이 느껴지네요.
직업병인지, 경험치인지, 세월에 감성도 깎인 건지….
나는 SNS로 알고 지낸 친구의 아픔을 얼마나 느끼고 공감할 수 있을는지….
그냥 직업적으로 `뇌출혈`이란 활자가 들어오고, 신체적⠂정신적⠂경제적 타격에 대한 연계성은 떠올려도 마음으로 느껴지지 않네요.
아마도 제 가족이나 제가 겪은 일이 아니라 공감 지수가 낮은가 봅니다.
일하며 실시간으로 뇌출혈로 쓰러지는 경우를 직접 눈으로 보기도 하고, 많은 이의 죽음을 지켜보며 죽음에 대한 감각도 무뎌졌습니다.
분명 처음엔 많이 울었건만, 지금은 `이 정도면 호상`이라며 죽음에 대해 평가하는 저를 보게 되네요.
글을 보니 제 마음이 죽어 있는 건가 싶어 슬픕니다….
나이 들고, 살아가는 일이 다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선생님만 그런 게 아니지요. 마음 잘 챙기면서 살아야 할 때인 듯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