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기술 인재 양성에 있어 대학 교육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히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 이러한 문제는 더욱 두드러진다. 약 1,300만 개의 기술 관련 일자리가 채워지지 않고 있다는 현실은 대학의 기술 교육이 산업계의 요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 엔지니어링, 머신러닝,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와 같은 최신 기술들은 현재 대학의 교육 체계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의 경우, 대학은 구글이나 잘 갖춰진 스타트업에 견줄 만한 컴퓨팅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또한 고도로 분산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경험도 부족하다. 이는 실무 중심의 기술 교육에 심각한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교수진의 문제도 심각하다. 대학은 새로운 기술 분야의 전문가를 정규 교수로 채용하는 것을 꺼린다. 5-10년 후에는 사라질 수도 있는 기술 분야에 30년 이상의 종신 고용을 보장해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그 결과, 모바일 개발, 데이터 엔지니어링,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실무 중심의 교과목들은 대부분 비정규직 강사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이는 교육의 연속성과 질적 수준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2020년 전망에 따르면, 2025년까지 자동화로 인해 8,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9,7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기술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재 대학의 컴퓨터 과학 교육은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는 이러한 문제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생성 AI의 등장으로 기술 전문가들조차 자신들의 기술이 뒤처지고 있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경직된 대학 교육 시스템은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이 연구 중심의 AI 교육은 잘 수용했을지 모르나, 실제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AI 기술 교육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은 기업들로 하여금 자체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대학은 보다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 산업계와의 긴밀한 협력, 그리고 실무 중심의 기술 교육 강화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학의 기술 교육은 점차 그 존재 가치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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