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IT 전문가 협회(BCS)가 실시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영국 교사 대다수가 교육 현장에서 인공지능(AI) 활용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CS가 5,000여 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64%의 교사들이 ChatGPT와 같은 AI를 업무에 활용하지 않고 있으며, 이 중 19%는 향후 AI 사용에도 ‘관심이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41%의 학교가 AI 활용에 대한 합의된 정책을 갖고 있지 않으며, 17%는 관련 정책의 존재 여부조차 모른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또한 84%의 교사들이 AI 도구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학생 평가 방식을 변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AI를 수업 준비에 활용하는 교사들 중 단 36%만이 이 사실을 학교 관리자에게 알렸다는 것이다. 이는 AI 활용이 교사들 사이에서도 일종의 ‘부정행위’로 인식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 익명의 컴퓨터 과학 교사는 “교육계가 또 다른 기술의 물결 앞에서 1950년대에 멈춰있는 것 같다”며, “현재 근무 중인 학교에서는 AI를 통한 수업 자료 제작이 금지되어 있다. 관리자들은 AI가 교사를 대체할 것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반면 루턴 소재 덴비 고등학교의 에마 다시 학습 디렉터는 “우리 학교는 매주 1시간을 AI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에 할애하고 있다”며, “학생과 교직원 모두에게 AI의 긍정적, 부정적 측면을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BCS는 보고서를 통해 교사 양성 과정과 교장 자격 과정에 AI 이해 교육을 포함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각 학교가 AI 정책을 웹사이트에 공개할 것을 제안했지만, 이를 위해서는 교육부와 자격 규제 기관의 명확한 지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교육부 장관인 웨이머스 경은 “우리는 교사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학생들이 AI가 중요한 역할을 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견고한 정책, 명확한 윤리 기준, 그리고 책임 있는 AI 활용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었다. 하지만 영국의 사례에서 보듯 현장 교사들의 우려와 거부감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교육 현장에서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충분한 교육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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