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소셜네트워크(SNS)와 IT 회사들은 앞으로 ‘트롤링(인터넷상의 고의적 분란 행위)’이나 ‘섹스팅’, ‘사이버불링’과 같은 ‘인터넷 위험’을 중단하겠다고 서약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제재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페이스북, 트위터, 애플과 같은 회사를 불러들여서 이미 진행되고 있는 소아성애자 및 테러리스트의 활동을 방지하는 것과 유사한 형태로 ‘섹스팅’이나 ‘사이버불링’에 대해서도 새로운 기술 개발을 요구할 것이라고 영국의 ‘더 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이번 요청은 지난 여름에 약속한 ‘정책 제안 협의 문서(Green paper)’를 배경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영국의 자선단체인 ‘사마리아인(http://www.samaritans.org/)’은 “인터넷 사용과 자해 간의 상관관계가 있지만 온라인에서 이와 관련된 유해한 내용을 모두 제거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현실적인 모든 자살 관련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제거할 수는 없지만 SNS, 검색엔진, 뉴스 매체와 같은 인기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조직이 책임 있는 관행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장려하는 데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영국 보건부 장관이자 전 문화부 장관인 제레미 헌트는 작년에 SNS 업체들에게 사용자를 위협하는 위험 요소를 줄이도록 독려했습니다. 그는, 기술 관련 업계가 마음만 먹으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명한 일을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SNS 업체가 SNS와 관련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옵션을 소프트웨어에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이러한 일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영국 당국의 이러한 인터넷 위험을 막기 위한 일련의 움직임은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지난해만 해도 영국 경찰은 망명신청자를 위해 만들어진 새로운 센터에 대한 공격적 게시물을 조사했습니다. 영국 검찰 또한 굴욕적인 포토샵 이미지를 악의적으로 게시한 사용자의 기소를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좌파 하원의원인 이베트 쿠퍼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증오 범죄가 더 이상 분리될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온라인 증오심’에 대한 검열을 요구했습니다.
영국 당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디지털 시대의 위험’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인식을 강력하게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정부 당국이 나서서 SNS 업체나 기술 관련 업체의 ‘디지털 위험’에 관한 책임을 강력하게 묻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영국 정부는 업체들의 의지나 노력 여하에 따라 트롤링, 섹스팅, 사이버불링과 같은 ‘디지털 위험’ 요소를 지금보다 훨씬 더 줄여 나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SNS관련 업체들이 사용자들에게서 얻는 이윤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의 안전을 위한 기술적 대응 마련도 함께 이루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영국 정부나 당국, 의회, 시민단체의 기본적인 인식입니다.
최근 영국 사회는 디지털 사회의 도래에 따른 여러 문제에 관해서 주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도 이 같은 흐름과 노력을 지켜만 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당국과 시민사회 등 각층에서 ‘디지털 사회’의 문제에 대해 논의와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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