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산학자 빈트 서프는 인터넷과 TCP/IP 프로토콜의 탄생에 기여한 공로로 로버트 칸과 함께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워진다. 이제 74세가 된 그는 여전히 인터넷의 현재와 미래에 많은 관심과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인터넷 매체 패스트컴퍼니와의 인터뷰에서 수 십억의 컴퓨터와 스마트폰, 로봇,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을 연결하고 있는 인터넷 발전에 대해 “나는 (인터넷에) 어떤 응용프로그램이 가능한 지 알지 못했다”면서 놀라움을 표현하고 있다.
그는 인터넷은 사람들 사이의 자유로운 소통으로 이전에 전혀 들어볼 수 없었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주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전달되기를 원치 않는 메시지-테러리즘, 왜곡된 정보, 의도적 기만, 그리고 악성코드 등 -를 퍼트리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우려한다.
빈트 서프는 우리가 인터넷의 사회적 부작용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그 미래는 불안정하다고 경고한다. 그가 견고한 인터넷의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고 본 것은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사람과 공동체의 가치이다.
그는 먼저 온라인에서 개인의 책임을 이야기한다. 빈트 서프는 “우리가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바람직한 온라인 행위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어떤 종류의 사회규범이 필요한가”라고 묻는다. 그는 사회계약을 사회의 안전과 안정성에 대한 대가로 행동을 제한하는 시민의 의지로 이해했다. 지금 우리가 만든 온라인 세상은 새로운 사회규범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아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기술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교육하는 것은 그의 가장 큰 관심사이다. 비판적 사고와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춘 온라인 네티즌을 준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서프는 “비판적 사고의 결여가 사람들로 하여금 소위 가짜뉴스라고 하는 현상을 대안적 사실로 받아들이고, 그런 문제는 소셜 미디어에 의해 강화된다”고 지적한다. 진실과 허위가 혼재되고 해야할 것과 그러지 말아야할 것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현실에 대한 진단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이런 혼란 속에서 인터넷 사용자가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능력이다. 서프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단순히 온라인 툴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만 보는 것을 경계한다. 그는 “디지털 리터러시는 우리가 길을 건너기 전에 양쪽을 조심스럽게 살펴보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우리가 보고 있는 것, 듣고 있는 것, 그리고 하고 있는 행동에 대해 생각하고, 받아들일 것과 거부할 것에 대한 비판적 사고’라는 것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단순한 기술과 방법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책임있게 행동할 수 있는 종합적인 소양을 의미한다.
그는 사용자의 교육과 함께 개발자의 책임 문제를 제기한다. 사물인터넷에서는 연결된 모든 사물들이 그 자체가 컴퓨터로서 소프트웨어를 기본적으로 내장하고 있다. 연결된 사물들에 적용해야할 기준은 무엇이며 사람의 간섭없이 의존할 수 있을까? 무인 주행 자동차에 우리는 완전히 의존해도 될까? 소프트웨어들이 잘못되었을 때 우리가 그것을 알 수 있을까? 결국은 프로그래머들이 사용자의 프라이버시와 안전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질 때 IoT 시대의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빈트 서프는 인터넷이 일종의 취약한 미래를 향해 가고 있고 그것의 발전에 대해 훨씬 더 사려깊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터넷과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새로운 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맹신을 경계하는 것이다. 인터넷이 언제나 연결되어 있을 것이라는 믿음, 인공지능이 사람의 모든 것을 대신할 것이라는 과신, 클라우드에 있는 내 정보가 영원히 유효할 것이라는 확신에 대한 경고이면서 그렇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디지털시티즌십은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지혜이면서 삶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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