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으로 비대면 교육 기간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의 과도한 혹은 부적절한 디지털 사용이 부모들의 큰 걱정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늘 ‘금지’만 외치던 부모에게 아이들이 원격학습으로 인해 디지털의 깊은 심연으로 빠져드는 상황은 예상치 못한 것이라서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늘어나는 디지털 사용 시간이 걱정되지만 학습 때문이라는 아이들의 당당한 주장에 부모는 말문을 닫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 아이가 학습 콘텐츠가 아니라 유튜브의 다른 영상에 빠져있거나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면 부모의 걱정은 깊어집니다.
디지털 세상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은 교사가 학습용으로 제공한 영상의 링크를 타고 쉽게 다른 영상에 접속하게 됩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정교한 추천 알고리즘은 아이들이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는 늪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영상뿐만 아니라 댓글과 좋아요를 통해 만들어진 관계는 아이들을 옭아매는 또 다른 위험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아이들의 삶에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갑작스럽게 디지털 콘텐츠의 유혹에 직면하게 되고,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기회에서 관심을 끌기 위해 경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온라인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뿐만 아니라 늘어난 디지털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문제와 싸워야 합니다.
판도라의 상자는 열렸습니다. 이제 학교가 다시 문을 열어도 그 이전의 상태도 다시 돌아 갈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들을 소셜 미디어에 맡기고 그저 알아서 잘하기를 바라고 있어야 할까요? 아니면 아이들의 온라인 사용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더 엄격하게 단속해야 할까요? 그 해답을 함께 고민해보겠습니다.
1. 소셜 미디어는 환경이고 생활이다.
‘위 아 소셜(We are social)’ 재단과 훗슛(Hootsuite)은 매년 1월에 전 세계 사람들의 디지털 생활에 관한 광범위한 통계를 담은 디지털 리포트를 공개합니다.
올해 발표한 <Digital 2021>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소셜미디어 사용자는 42억 명으로 인구의 53.6%이고, 이는 전년 대비 13.2%가 증가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하루 평균 2시간 25분을 소셜 미디어에 소비하고, 한 명당 평균 8.4개의 계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출처 Digital 2021

출처 Digital 2021
구태여 통계를 인용하지 않아도 우리의 하루 생활을 살펴보면 매 순간 소셜 미디어를 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튜브나 틱톡, 인스타그램에 빠져있는 아이들을 보면 오히려 통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소셜 미디어가 일상이 되고 습관적으로 그 단어를 입에 올리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고 전문가들의 정의도 혼란스럽습니다. 2019년 메리암-웹스터 사전은 그것을 “정보, 아이디어, 개인 메시지, 그리고 다른 콘텐츠(비디오 등)를 공유하기 위해 사용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그것을 통해 행하는 전자적 소통들(소셜 네트워킹을 위한 웹사이트, 블로그 등)의 형태’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유튜브와 비메오 같은 동영상 사이트, 블로그, 온라인 게임 사이트, 온라인 포럼등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가 소셜 미디어에 포함됩니다.
소셜 미디어는 우리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소셜 미디어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것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환경이고 생활의 중요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소셜 미디어의 현실과 그 속에서 올바르게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은 필요한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삶의 일부가 된 공간에서 문제가 되는 상호작용을 다루는 법을 가르치고 싶다면, 우리가 그것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부모는 소셜 미디어 사용을 가족 시간의 일부로 통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과 소통하고 특히 아이들이 어렸을 때 그들과 함께 소셜 미디어로 어울려야 합니다. 특히, 아이들이 공식적으로 소셜 미디어에 자기 계정을 가질 수 있는 13세 이전은 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시기입니다.
아이들은 이 시기에 자신이 본 유튜브 내용이나 즐겨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 등에 대해 부모들과 대화하기를 원합니다. 부모들은 그런 대화에 기꺼이 참여함으로써 아이들의 내적 발전에 개입할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소셜 미디어에 대한 우려 혹은 디지털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그들의 주제에 익숙지 않은 이유로 그런 기회를 스스로 흘러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사회관계 훈련이 가정에서 시작되듯이 가족 혹은 가까운 이웃과의 소셜 미디어 체험은 교육의 좋은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와 사진을 공유하거나, 친척 혹은 가까운 이웃의 게시물과 댓글에 반응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은 안전한 환경에서 소셜 미디어를 경험하고 익히게 해줍니다.
또, 아이들의 소셜 미디어에서 소비하고 상호작용하는 것에 대해 부모들의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화하여야 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게임에 빠져드는 것을 걱정하지만, 그들이 왜 그렇게 게임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그 게임이 어떤 것인지 알아 볼 시도조차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성장할 때와는 달리 지금은 아이와 부모가 소비하는 문화에는 많은 차이가 있고, 그것은 세대의 단절을 가져왔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삶의 공간에 들어가려고 하는 노력은 그 자체로 아이들에게 훌륭한 교육이 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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