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의 중심은 3년 전 아들을 잃은 안유진(45세) 씨와 이창원(45세) 씨 부부입니다. 아들 서준이는 갑작스러운 급성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고, 부부는 그 빈자리와 아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VR을 통해 아들과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자 하는 부모의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습니다.
서준이의 삶은 부모와의 소중한 순간들로 가득 찼었으며, 그의 갑작스러운 부재는 가족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제작진은 서준이가 살아있었다면 보여줄 수 있었을 ‘열여섯’의 모습을 VR로 재현해, 부모와 아들 간의 가상 만남을 성사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VR 기술과 심리치유 전문가들의 협력을 통해 두 차례의 만남이 이루어지며, 각각의 만남은 부모가 아들과 공유했던 소중한 추억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기술적 혁신뿐만 아니라, 심리적 치유의 측면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VR 기술을 통해 실현된 양방향 소통은 부모가 아들과의 미완성된 대화를 마무리 짓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러한 경험은 상실감과 슬픔을 다루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며, 사랑하는 이를 잃은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달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상실감을 겪는 이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몇 가지 윤리적 문제와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첫째, 죽은 자의 권리와 존엄성에 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VR 기술을 통해 사망한 사람을 ‘재현’하는 것은 그들의 이미지와 기억을 활용하는 행위로, 사망한 개인의 동의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사망한 이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며, 유가족의 의도와는 별개로 고인의 존엄성을 해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둘째, 심리적 부작용의 가능성입니다. VR을 통한 가상 만남이 일부 이들에게는 치유적일 수 있으나, 다른 이들에게는 상실감을 재경험하게 하여 정신적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가상 현실에서의 만남이 현실과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어 심리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인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셋째, 윤리적 이슈로는 기술의 상업적 활용과 관련된 문제가 있습니다. VR 기술을 통한 사후 세계의 재현이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될 경우, 사망한 이들의 기억과 이미지가 상업적 이익을 위해 활용되는 것에 대한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망한 이의 존엄성과 유가족의 감정을 상업적 가치로 전환하는 것이며,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윤리적 지침이 필요합니다.
넷째, 디지털 유산과 개인정보 보호의 문제도 고려해야 합니다. 사망한 사람의 모습과 목소리를 재현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의 사용과 보호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망한 이의 디지털 유산을 어떻게 취급할 것인지에 대한 법적, 윤리적 지침이 명확히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VR 심리치유 다큐멘터리와 같은 프로그램은 기술적 혁신과 심리치유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중요한 시도일 수 있지만, 방송을 통한 대중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사회적 문제에 대해 신중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제작과 방영에 있어서는 참여자의 권리와 프라이버시 보호, 감정적 조작의 방지, 그리고 사회적 타부에 대한 책임 있는 접근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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