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 청소년들의 미디어 활용 교육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교육 영역이자 방법이 되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새로운 기술 환경에 적응하고 디지털미디어를 활용하여 자신의 능력을 발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리터러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각 교육현장에서는 디지털리터러시를 기반으로 한 교육이 보편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리터러시(literacy)라는 말은 본래 ‘문장과 글을 읽어내는 능력’이라는 의미의 ‘문해력’을 뜻합니다. 이를 응용해서 생긴 개념인 ‘디지털리터러시’는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진 다양한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라 규정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미디어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컴퓨터 등의 디지털기기를 통해 만들어진 전자화된 정보뿐만 아니라 인터넷미디어, 소셜미디어(SNS)와 같은 네트워크를 통해 만들어진 정보를 총괄하는 의미입니다.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영상과 같은 온갖 전자화된 정보를 습득, 활용, 생산하는 능력을 통틀어서 ‘디지털리터러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실생활에서 어린 아이가 밥 먹는 법, 신발 신는 법, 걷는 법 하나하나를 익히는 것처럼, 우리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은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을 배워나가야 합니다. 여기에는 여러 교육 분야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기기 사용에서부터 프로그램 용, 미디어 용, 네트워크 활용 등 각종 디지털 정보 활용 능력을 익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적절한 정보를 검색하고 선택하는 능력, 정보에 대한 신뢰성과 정확성을 판단하는 능력, 정보에 대한 비판적 사고능력 등도 함께 교육되어야 합니다.

지난 주 <소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고 있는 서기화 회원의 [실리콘밸리 맘] 칼럼이 첫선을 보였습니다. ‘태블릿을 활용한 실리콘밸리 학교교육’이라는 제목의 이 칼럼에서, 디지털리터러시를 기반으로 하는 미국 학교교육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산 호세의 사립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한 학생과의 인터뷰를 통해 교육현장에서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교과교육이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칼럼에 소개된 내용을 보면, 교재의 대부분이 아이패드용 전자책으로 대체되고, 숙제나 시험도 디지털기기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화학실습 수업에서 학생은 자신이 실험한 내용을 아이패드로 찍어서 교재에 넣을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를 활용하여 수행한 과제를 곧바로 전송합니다. 이러한 기기 활용 수업을 위해 학교에서는 보안과 같은 학교 규칙을 철저하게 마련해놓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학업과 무관한 인터넷 사이트 접속이나 앱 설치를 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교재에서부터 교육내용, 교육방법이 모두 디지털기기 활용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최근에는 아이패드뿐만 아니라 크롬북의 활용도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인터넷 사용률은 우리의 일반적인 편견을 뒤집고 OECD 국가 중 매우 낮은 편에 속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하루 일과의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인터넷을 활용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 수업 후에는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학교나 학원에서는 주로 입시와 관련된 지식 교육을 여전히 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미디어 활용교육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에 있지 않은 시간을 이용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게임이나 채팅과 같은 활동에 몰입하게 됩니다.

디지털기기의 과잉 사용 문제도 교육의 영역을 벗어나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됩니다. 무조건적으로 막으려고 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중독이나 과잉몰입으로 흐르지 않으려면 아이들에게 그만큼의 의미와 가치를 전수할 수 있는 교육 내용을 부여해야 합니다. 결국 기기의 활용이 아이들의 교육적 잠재력을 발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이제 학교나 가정에서 아이들과 함께 디지털 활용 교육에 대한 고민을 나누어야 할 때입니다. 앞으로 계속 연재될 서기화 회원의 [실리콘밸리 맘]을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교육 현장과 가정에서 함께 실천해 보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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