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에 미국 드라마 ‘웨스트 월드 시즌2’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시작되었다.  ‘시즌 1’은 작년에 국내 한 케이블 채널에서 ‘웨스트 월드:인공지능의 역습’ 제목으로 방영되었다.  호스트라고 불리우는 인공지능 로봇과 사람이 함께하는 테마파크 웨스트 월드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그린 이 드라마는 사람들에게 기술이 가져올 디스토피아를 떠올리게 했다.

드라마 속의 ‘웨스트 월드’는 미국 서부시대를 재현한 일종의 테마파크이다. 그 세계에는 각자 정해진 역할을 가지고 서로 상호작용하는 ‘호스트’라는 안드로이드들이 있다. 자신이 인간에 의해 프로그램밍 된 존재라는 것을 모르는 호스트들은 개척시대를 살았던 사람처럼 일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호스트들의 삶 속에 사람들은 하루 4만달러라는 큰 돈을 내고 들어온다. 시간을 거슬러 서부 시대에 온 사람들은 그들이 욕망하는 무엇이든 할 수가 있다. 호스트와 어울려 개척시대의 모험을 즐기도 하고 악당이 되어 현실에서 할 수 없었던  살인과 강간 같은 범법 행위를 하기도 한다. 돈이 사람의 욕망을 현실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사람의 욕망은 호스트들에게는 악몽이 된다. 살인과 폭력으로 인한 고통의 기억은 말소되고, 새로 재부팅된 그들의 삶은 끝날 기약없이 반복된다. 매 순간 경험하는 공포와 고통은 호스트들에게는 가상이 아니라 피 흘리는 현실이다. 스스로가 살아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웨스트월드’의 평화(?)로운 일상은 호스트들의 자각으로 인해 깨어진다. 어떤 이유로 몇 몇 호스트들의 기억이 불완전하게 지워지고, 그들은 기억의 조각들을 통해 의식을 가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영원히 반복되는 고통스런 삶을 인식하고 그것을 끝내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다. 자신을 만든 사람에게 맞서게 된 것이다.

이제 시즌 2가 시작된 지금, 이 드라마의 결론을 예상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드라마의 끝을 알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심’과 윤리마저 저버리는 ‘욕망’이 만들어내는 세상이 행복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들어와 있다.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고, 스스로 판단하는 초지능의 도래를 전망하는 전문가가 늘고 있다. 그와 함께 인공지능이 가져올 무서운 미래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다가 올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 내부에 있는 ‘이기심과 욕망’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역사를 통해 경험하고 배워왔던 것, 기술의 발전이 인류 모두를 행복하게 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이 엄청난 기술의 발전에 우리가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일 것이다.

‘웨스트 월드가 인공지능의 미래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은 ‘웨스트 월드가 인공지능의 미래가 되지 않도록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로 바뀌어야 한다. 인공지능을 만든 것도, 여전히 그것을 지배하고 있는 것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미래는 오직 사람만이 대답할 수 있다.

** [드래곤 아이]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사회, 특히 디지털 중국에 대한 젊은 대학생들의 생각을 칼럼 형식으로 나누는 곳입니다. 드래곤은 중국, 아이는 인공지능(AI)과 관점(eye), 그리고 사랑(愛)를 의미합니다. 칼럼은 중국에 관심이 많은 이종화(가천대 중문학 전공), 이지선(가천대 중문학 전공), 이상희(베이징 외국어대), 이정규(중앙대 경영학과)가 함께 이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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