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전망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비관론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는 낙관론이 그것이다. 최근 중국의 한 연구는 이 두 전망이 모두 현실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변화가 노동시장의 새로운 양극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베이징대학 국가발전학원과 중국 최대 채용 포털 자오핀이 발표한 최신 보고서는 주목할 만한 통계를 제시한다. 올해 상반기 자연어 처리 관련 채용이 전년 대비 111% 증가했으며, 딥러닝 분야는 61%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그러나 이 성장의 이면에는 깊은 그림자가 존재한다. 후지아인 베이징대 준교수가 지적하듯, AI 관련 직종은 전례 없이 높은 진입장벽을 형성하고 있다. 고학력과 전문적 경력이라는 이중의 장벽은 많은 구직자들에게 넘기 힘든 산이 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AI로 인한 일자리 대체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정형화된 업무가 많은 사무직과 고객 서비스 분야가 그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내 금융권의 사례는 이러한 변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카드회사의 고객 상담이 이미 AI로 대체되고 있으며, 그 자연스러움은 때로 인간 상담원을 뛰어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격변의 시기에 주목해야 할 것은 새로운 세대의 통찰이다. “새로운 알고리즘과 도구, 애플리케이션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환경에서는 평생 학습자가 되어야 합니다. 특정 기술만으로는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죠. 복잡한 일자리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AI 지식과 다양한 기술을 융합할 수 있는 만능인이 되어야 합니다.” 상하이 공학과학 대학원의 한 학생의 이 말은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우리 사회는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AI 시대의 양극화를 막기 위해서는 교육 시스템과 노동시장의 근본적인 재구조화가 필요하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과연 평생 학습자를 양성하는 데 적합한지, 노동시장은 급격한 기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는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때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 교육이 여전히 ‘한 번의 성공’을 위한 경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끊임없는 자기혁신과 학습능력이다.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역량이 되었다.

우리는 지금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우리 자신과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에서 비롯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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