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을 벗고 마당과 숲 아래 작은 오솔길을 걷고 젖은 발바닥을 햇살에 맡기고 앉았다.
어제에 이어 두 번째 맨발 산책.
어제 저녁 <두 발의 고독>이란 책을 읽다 맨발로 흙을 밟는 것이 어떤 것인지 느껴보고 싶어 뛰쳐나갔었다.
그것은 내가 지금껏 느끼지 못한 새로운 세계였다.
마당 한쪽 큰 소나무 아래로는 얼마전 뿌린 잔디가 막 자라기 시작했는데,
맨발이 닿는 순간 그 차갑고 부드러움에 전율이 일었다.
발바닥을 이리 놓았다 저리 놓았다 한참 동안 잔디 위에서 놀다 옆 오솔길로 갔다.
가끔 나 혼자 걷는 그 길에는 이끼가 가득하다.
이끼는 어린 잔디보다 덜 부드러웠지만, 그 부드러움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허리를 쭉 펴게 했다.
질경이 같은 잡초도 부드러웠다.
이곳저곳 오래 걸어다니던 시절이 있었는데, 가끔 맨발로 걸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는 단순히 오래 걸은 발을 시원하게 해주기 위해서였다.
이곳에 살면서 한 번도 맨발로 걸을 생각을 못했다.
더 추워지기 전, 매일 한번씩 양말을 벗고 걸어야겠다.
햇살은 너무나 따뜻하다.
[출처] 맨발로 걷기|작성자 생각을담는집
[생각을 담는 집] 맨발로 걷기
3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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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에도 따뜻한 느낌이에요.
아빠가 암치료 받으시면서 가장 좋아하시던게 텃밭을 가꾸시는 거였거든요.
젊을 땐 안 그러시더니, 아프고 나이 드시니까 텃밭에 고추며 딸기며 옥수수며 상추며 계절별로 종류별로 심고 가꾸고 수확하시는데, 텃밭만 다녀오면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셨어요.
“아빠는 흙이 좋아?'”하고 물었더니 “자라는거 보면 자식 같다” 하시더라고요^^
지금은 일을 정리하신 엄마가 밭을 가꾸시는데 전력이시네요.
풀과 흙이 주는 평화가 제 부모님에게서도 이 사진과 글에서도 느껴집니다.
맨발엔 아스팔트보다 흙과 풀이 어울리네요^^
란 책을 보면 흙을 만지며 사는 생활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이 잘 정리돼 있어요. 부모님께서 경험하신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보심 좋을 듯해요.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소요에서 접하는 정보들은 유용하지만 조금 딱딱한 건 사실이니까요.
감정적인 사람이라 이런 글들이 더 와 닿습니다.
항상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